창원시 사파동에 자리하고 있는 비음산(486m). 주택가와 인접해 창원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큰 몫을 감당하고 있다. 등산로는 주능선까지 오르는 사면이 제법 가파른 편이지만 일단 능선을 타기 시작하면 부드러운 산세가 이어지기 때문에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과거 비음산은 낙남정맥에 속해 있으면서 창원 지역을 성곽처럼 둘러싼 산줄기의 동쪽 수문장처럼 당당한 산세를 뽑낸 덕분에 전략적 요충지로 각광을 받았다.
실제로 동국여지등람에 따르면 신라 말 김인광이라는 지방장관 겸 장군이 김해와 현 창원시 전역을 통치했던 당시 무대가 진례산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비음산은 창원분지와 김해평야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적의 침입을 사전에 알 수 있는지정학적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비음산의 진례산성은 진달래 조망으로 더 알려져 있어 시대적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신라 때 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은 비음산 능선을 따라 호리병 모양으로 용추계곡을 둘러싸고 축성되어 있다. 진달래밭 사이에 보이는 성곽 흔적은 아직도 선명하고 보존상태가 좋은 편이다.
전국적으로 산성과 진달래밭이 조화를 이루는 곳은 창녕 화왕산이 유명하지만 비음산도 규모는 작아도 그 아름다움에는 손색이 없다. 진달래 군락을 산성이 둘러싼 형태를 닮았고 등산로는 산성을 따라 만들어져 산성과 진달래와 사람이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파동에서 약수터, 고개갈림길로 해서 비음산을 오른다. 이 산행로는 거리가 다른 곳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왕복코스로 이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용추계곡(경남 도청뒷편) 또는 남산치에서 사파동으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자가용 이용자는 불편하다.
하지만 용추계곡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
용추계곡 주차장에서 계곡 쪽으로 난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우측에 떡허니 서있는 봉림산 등산안내 표지판이 있고 10m 앞쪽 오른편에 비음산 방향을 안내하는 작은 안내표지가 있다. 힘겹게 가파른 길을 50분 가량 오르다보면 이름없는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한눈에 창원시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이곳에는 경남도청(주차장)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서편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이 있다.
능선을 따라 조금 가면 작은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좌측 길이 있고 우측에는 가파른 내리막 길이 있다. 이곳에는 안내표지판이 없어 조심해야한다. 여기서 좌측으로 향하면 용추계곡으로 내려 가게 되기 때문에 우측의 가파른 길로 방향을 잡아 20여분 내려가면 사파동에서 올라오는 길(삼거리)인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에 있는 안내표지판은 비음산까지 1km가 남았음을 가르쳐준다. 나무로 디딤대를 만들어 놓은 완만한 오르막 30여분을 오르면 비음산 정상에 도달하고 창원시를 발 아래 두게 된다.
비음산 정상에서 대암산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가면 봉림산(정병산) 방향의 갈림길이 있고 바로 가면 진례산성 표지판이 있다. 갈림길 안내판에서는 대암산까지 1시간50분, 정병산 3시간으로 표시돼 있으나 실제 산행길은 능선길이라서 모두 20~30분정도 덜 걸린다. 산성표지판 봉우리부터는 대암산까지 창원시와 진례면 지역이 조망되는 능선이 계속 이어지며, 비음산만 산행할 경우 청라봉을 지나 10분쯤뒤 갈림길에서 하산하면 사파동성아파트로 내려올 수 있다.
봉림산 방향으로 갈 경우 갈림길에서 억세밭 산사면을 통과하면 산성문에 이르고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30분정도 오르막 내리막하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갈림길이 있다. 용추계곡과 봉림산방향 삼거리표지가 서 있다.
이 표지판의 갈림길에서 계곡방향으로 가파르게 30여분 내려 오면 용추계곡에 도착, 여기에 1시간 가량을 걸어 계곡 산행길을 지나면 용추계곡 다리에 이른다.
용추고개 삼거리에서 내봉림산에 올랐다가 길상사 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고 용추계곡 다리로 바로 하산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