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겨울 바다를 떠올린다.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더 쓸쓸한 곳을 떠올리는 것이다. 한적한 겨울 바다로의 여행… 이번 주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보령의 무창포로 떠나보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한적하고 아늑한 사찰 무량사가 있어, 이 무량사까지 돌아보면 아주 깔끔한 하루 겨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무량사 」
「무량사 가는 길」
먼저 행선지를 잡을 곳은 무량사. 무량사는 행정구역상으로 부여에 속하지만 부여의 서쪽에 자리하고 있어 보령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이 무량사는 통일신라 시대에 지어진 사찰로 알려져 있다. 부여, 서천, 보령 등 인근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찰이다.
무량사는 만수산 자락에 자리잡아 등산객들이 많이 들러가는 곳이다. 하지만 일주문을 지나서 금강문까지 이어지는 길이 아주 아름답다. 만수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을 끼고 있는데, 고목들이 많아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겨울이면 잎사귀를 떨군 앙상한 고목들이 제 몸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겨울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사찰로 들어서면 이층 목조 건물인 극락전이 나온다. 이 극락전은 보물 제185호로 지정되어 있는 건물로 바깥에서 보면 이층으로 보이지만 안에는 단층이다. 극락전 안의 불상이 워낙 규모가 커서 이런 구조가 되었다. 이런 형태는 금산사 미륵전이나 법주사 팔상전 등에서도 볼 수 있다.
극락전은 아주 멋지게 생긴 건물이지만 건물 내부에는 별 치장이 없다. 큰 불상 외에는 닫집도 없고 불단의 치장도 거의 없다. 극락전 외에도 무량사에는 보물 제185호인 무량사 오층석탑과 보물 제233호인 무량사 석등이 있다.
그리고 무량사 감로수의 물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철분 성분이 약간 함유되어 있는 것 같아, 마실 때는 아주 시원하고 마신 후에 철분 성분을 느낄 수 있다.
무량사는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사찰이다.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에도 시원한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에 여행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무창포해수욕장」
무량사를 나오면 바로 무창포로 향한다. 무창포해수욕장은 대천해수욕장에서 남포방조제를 지나 남쪽으로 향하면 만나게 되는 해수욕장이다. 대천해수욕장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풋풋한 분위기가 무창포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 무창포는 한 달에 두 번, 해수욕장 앞바다가 갈라지는 해할현상으로 유명하다. 흔히 신비의 바닷길이라 불리는데, 무창포해수욕장 앞에 있는 석대도라는 섬까지 바닷길이 이어진다. 석대도는 바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지만 실제 바닷길이 열릴 때 석대도까지의 거리는 1.5km라 한다. 바닷길이 열리면 관광객들이 손에 손에 호미를 들고 바닷길의 모래와 자갈을 들추지만 예전처럼 갯생물이 많이 잡히지는 않는다. 바닷길이 열리는 날짜와 시간을 보려면 보령시 홈페이지로 가거나 무창포 상가번영회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해할현상이 일어나는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보고 이에 맞추어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해수욕장 남단으로 가면 전통 방식의 독살을 볼 수 있다. 독살이란 돌그물이란 의미이다. 돌을 사람 배 정도 높이로 쌓아 올렸는데, 밀물 때 독 안으로 물이 차면 고기까지 따라 들어왔다가 썰물 때 물이 빠지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무량사 : (041)836-5182
무창포상가번영회 : (041)936-3561
[교통정보]
▶ 자가운전
먼저 무량사로 가려면 보령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광천을 지나 대천나들목을 나가면 바로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6번 국도를 타고 직진으로 달려 보령시내를 지나면 수정사거리가 나온다. 이 수정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21번 국도를 타고 달리면 40번 국도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부여 방면으로 40번 국도를 타고 성주터널을 지나 외산까지 간다. 외산의 외산삼거리에서 40번 국도와 606번 지방도로가 만나는데 직진하면 606번 지방도로로 접어들게 된다. 이 지방도로로 직진하자마자 좌측으로 들어가면 무량사가 나온다.
무량사를 나와 무창포로 가려면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40번 국도를 타고 다시 보령 방향으로 달리면 606번 지방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 무창포해수욕장의 이정표가 있다. 여기서 606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달리면 21번 국도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오고 이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자마자 다시 606번 지방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또 606번 지방도로로 좌회전하여 이 길을 계속 달리면 무창포이다.
▶ 대중교통
대중교통을 이용해 무량사와 무창포를 다 돌아보기는 힘들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무창포만 다녀오는 것이 좋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보령까지 간 후 보령에서 무창포행 버스를 타면 된다.
[숙박정보]
당일 코스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지만 숙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무창포의 민박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